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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자소서, 합격, 취업 (1)

Created
2024/03/04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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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취업
이직
본 후기는 필자의 브런치에 게시한 글을 Notion Blog로 옮겨온 것입니다. 브런치 최초 게시 일자는 2018년 11월 14일인 점을 참조 부탁 드립니다.
“무슨 낯으로 고향에 가나요”…취준생은 ‘방구석 죄인’
해마다 명절이 되면 비슷한 제목의 기사를 만나게 됩니다. 제가 취업을 준비하던 몇 년 전에도, 지금도 명절만 되면 죄 없는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은 '방구석 죄인'으로 전락해버립니다.
잡코리아 설문조사 "기업 77%, 신입 공채에 경력 지원자 있다"
최근에는 대학교 입시뿐만 아니라 입사 과정에도 재수/반수생이 넘치고 있습니다.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해도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하기 위하여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경우가 늘어난 것입니다.
출처 : 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180321110851466061
신입공채 취준생 66.7%, “공채 준비는 ‘자소서 작성부터’”
모든 취준생이 피해갈 수 없는 과정 중 하나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작성입니다. 다음 명절에도 '방구석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신입 공채에 경력 지원자가 몰리는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야 하고, 이를 위해서 많은 취준생이 공들여서 자소서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인사담당자들 또한 자소서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상반기 신입공채 서류전형 합격률 20.6%… 10명 중 4명은 '올킬' 모두 탈락
하지만, 공들여 작성한 자소서 중 80%는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신입 공채 취준생 10명 중 4명은 단 한 곳의 서류전형도 통과하지 못하고 '올킬' 당하는 시대, 취업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15개에 가까운 자소서를 작성해야만 하는 시대입니다.
출처 : 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180329100612985666
취준생, 도움 필요한 항목 1위, ‘이력서·자소서 첨삭’… “신입채용에 경력란이 웬 말”
이토록 많은 자소서를 써야하는 취준생은 대다수의 경우 자소서에 대한 피로감과 혼란스러움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대필이라는 형태로 이 지점을 파고 드는 새로운 시장이 생겼습니다. 대필한 자기소개서를 통해 스스로를 잘 드러낼 수 있을까요? 대필 외의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일까요?
위와 같은 질문을 바탕으로 이번 시리즈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대필이 아닌, 자소서에 대한 다른 대안. 자소서에 대한 피로감과 혼란스러움을 낮추고, 조금 더 쉽고 체계적으로 자소서를 작성할 수 있는 방법. 취준생을 위한 자소서 작성법 가이드를 공개합니다.

1. 자기소개서란 무엇인가?

자기소개서의 정의 (출처 : 나무위키 '자기소개서' 항목) 입시, 취업 혹은 알바를 시작하기 위해 이력서와 함께 필요한 사실상 필수 문서. 보통 '자소서'로 줄여 부른다. 내가 살아온 생애와 문제 의식, 가치관, 삶의 태도 등을 어필함으로써 해당 회사 또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을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 중의 하나며 최근 들어 점점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입학사정관제의 여파로 상위권 대학교 입시, 또는 특목고, 자사고, 특성화고 등등의 고입에서부터 자소서로 머리를 싸매는 것이 좋은 예.
저는 위의 문장에서 단 두 글자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자소서는 '무기'입니다.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자소서는 '광고 전단지'입니다. 하루에 500명 이상의 지원자들이 작성한 자소서를 읽어야 하는 인사담당자에게 지원자 스스로를 판매하는 광고 전단지, 이것이 자소서의 본질입니다.
자소서는 무기이며 광고 전단지이기 때문에 짧고 간단명료하지만 필요한 정보는 모두 수록되어 있어야 합니다. 너무 길거나 중언부언하는 광고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지 못하며, 전쟁에 활용될 수 없는 무딘 칼은 고철 신세를 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취준생은 어떤 방법으로 날카로운 칼을 만들 수 있는 풀무불을 찾아내고, 칼날처럼 잘 벼려진 광고 문구를 만들어서 인사담당자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까요?

2. 자기소개서의 주제

광고 전단지의 주제는 '우리 회사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하세요!'입니다. 이 간단한 한 문장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기억에 남기는 것이 전 지구상의 수많은 마케터들이 늘 고민하는 주제입니다. 취준생의 자소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인사담당자)에게 우리 회사(나)의 제품/서비스(역량)를 판매하기 위한 광고 전단지가 자소서입니다. 그렇다면 취준생이라는 마케터는 이 문장을 고객(인사담당자)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요?
우리의 고객(인사담당자)을 이해하기 위해 잠깐 시각을 바꿔보겠습니다. 저는 아직 운전면허가 없고, 따라서 당연히 자동차도 없습니다. 이런 저에게 보험설계를 업으로 하는 친구가 한 가지 부탁을 합니다. "먹고 사는게 급해서 그런데 자동차보험 하나만 해줄수 있을까?"
이 경우에 저는 자동차보험에 가입할까요? 아닙니다. 아마 친구에게 다른 보험 상품은 없는지를 되물을 것입니다. 저에게 자동차보험은 필요하지 않거니와, 제가 자동차보험을 가입하려 해도 최소 기준 요건(운전면허/차량 보유)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심사 과정에서 가입이 승인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소서를 통한 영업도 위의 사례와 아주 유사합니다. 인사담당자는 자사에 필요한 보험(지원자)을 원하기 때문에 다른 보험 상품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실손보험을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는 아무리 좋은 자동차보험도 눈에 들어오지 않게 마련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사담당자들이 "저에게 필요한 보험은 실손보험입니다!"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기업의 인재상과 직무기술서입니다. 즉, 청중이 바뀌면 광고의 내용도 변경되어야 하듯이 기업의 인재상과 직무기술서에 맞춰서 자소서의 내용도 변경되어야 합니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사담당자의 관점 : 이 상품(지원자)을 구매(채용)하면 우리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인가?
취준생의 관점 : 이 상품을 구매하면 이러저러해서 고객님의 필요(회사의 성장)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어떻게 작성하면 '이 상품을 구매하면'과 '고객님의 필요(회사의 성장)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를 논리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요? 어떤 광고 문구가 이 논리적 연결을 가장 강력하게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이것이 자기소개서의 주제이자 핵심입니다.
정리 : 자소서는 나의 스펙을 만물상처럼 펼쳐놓는 공간이 아니라 인사담당자라는 고객에게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고 광고하는 전단지입니다. 따라서, 지원자를 채용해야만 하는 이유와 지원자의 가치를 짧은 시간 내에 인사담당자가 확신할 수 있도록 고객 맞춤형 광고 문구를 작성해야 합니다.

3. 자기소개서의 특징

자소서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소개팅 전의 사전 정보 교환 과정'입니다. 다소 뚱딴지 같은 느낌일 수 있겠지만,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와 연애/결혼이 여러 측면에서 흡사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결혼할 가문을 정해주시던 조선 시대와는 달리,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평생의 배우자를 자유롭게 선택합니다. 이러한 일반적인 연애/결혼 과정에서 처음 만난 날에 바로 결혼에 골인하는 사례는 쉽게 상상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어디선가 상대방을 만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다가 사랑을 키워간 후에 결혼에 도달하게 됩니다.
소개팅을 통한 연애/결혼도 위의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소개팅에 있어서 특징적인 부분은 짧은 시간 내에 상대방을 집중적으로 탐색하고, 이를 위해 서로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압축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소개팅'이라는 절차가 우정 등의 다른 목적이 아닌 '연애'를 전제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절차 상의 특징입니다.
자소서도 이와 동일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채용(연애)에 도달하기 전에 면접(소개팅 현장)을 통해서 상대방(지원자)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시간적/금전적 낭비를 방지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소서(소개팅 전 사전 정보 교환 과정)를 검토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과 연애(채용)하고자 하는 상대방(지원자)은 많은 정보를 전달할수록 좋다는 다다익선의 자세가 아니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달하여 해당 정보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기업이 마음의 부담을 느끼지 않고 지원자에 대해 탐색할 수 있도록 공적인 형식/언어를 준수해야 합니다. 아직 소개팅 상대방의 이름과 나이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사진부터 교환하자고 요청하면 상대방이 불쾌하게 느끼며 소개팅 제의를 고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소서를 작성할 때에는 정해져 있는 서식과 공적인 언어라는 양식을 준수해야 합니다. 자소서는 공적인 언어이기 때문에 표현, 분량, 단락 배분, 맞춤법, 오/탈자 방지 등의 기본에 충실해야만 담겨진 내용의 가치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정리 : 자소서는 '소개팅 전의 사전 정보 교환 과정'이기 때문에 기업이라는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정보만을 전달해서 나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절차이며, 이 과정에서 정해져 있는 서식과 공적인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본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이후의 내용은 '자소서, 합격, 취업 (2)'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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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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