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180329100612985666
신입사원이 되기 위하여 14개가 넘는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써야 하고, 공들여 작성한 자소서 중 80%가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대다수의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이 자소서에 대해 느끼는 피로감과 혼란스러움은 '대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대필한 자소서를 통해 스스로를 잘 드러낼 수 있을까요? 대필 외의 다른 대안은 없을까요? '자소서, 합격, 취업' 시리즈에서는 조금 더 쉽고 체계적으로 자소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총 5회차에 걸쳐서 공개합니다. 이 시리즈가 스스로의 힘으로 자소서 작성에 묵묵히 매진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취준생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1. 기업에게도 '입맛'이 있다 : 인재상의 중요성
친구들끼리 만나서 술을 마시려 할 때, 약속 장소/일시만큼이나 중요한 문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그 문제는 "그래서 우리 이번에는 만나서 뭐 먹을래?"입니다. 술의 종류와 안주 메뉴에 있어 서로의 취향을 고려하고, 비슷한 입맛을 가진 친구들끼리 만나서 술을 마셔야 갈등을 줄이고 편안한 술자리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함께 만나는 친구들 중 편식하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는 메뉴의 사전 선택이 아주 중요합니다. 삼겹살은 좋아하지만 순대국은 싫어하는 친구에게 "내가 아는 순대국집이 있는데 기가 막혀, 거기서 소주 한잔 어때?"라고 묻는다면 그 술자리는 성사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자소서를 작성할 때 의외로 많은 취준생들이 잊어버리는 사실 중에 한 가지는 '기업에게도 입맛이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마다 원하는 취준생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 대상 회사가 나라는 지원자를 구매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자소서라는 형태로 답하는 취준생은 각 기업의 '입맛'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술자리를 함께 하는 친구들끼리는 입맛을 알고 있지만, 생판 모르는 남과 같은 사이인 기업의 입맛은 모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기업에서는 '인재상'이라는 자료를 취준생에게 제공해줍니다. 즉, '취준생'은 인재상이라는 기업의 입맛을 고려한 자소서를 식탁에 차려내야만 기업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취준생 중 일부는 인재상에 대해 '기업마다 비슷비슷하다', '교과서 같은 이야기들이 반복된다'라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선 아래의 이미지를 함께 본 후에 인재상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51222001163
위의 이미지는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2015년에 조사한 '국내 대기업 그룹사 이미지 의인화 조사'의 결과입니다. 각각의 대기업 그룹은 목표로 설정한 기업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브랜드 이미지와 인재상을 정하게 됩니다. 그렇게 정해진 '인재상'에 맞춰 선발된 임직원들의 스타일과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해당 그룹이 시장에서 보이는 행보는 그룹마다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차이들이 모여 위와 같은 그룹별 이미지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만약 모든 기업의 인재상이 '비슷비슷하게 교과서적인 이야기들이 반복되는 것'이면 위와 같은 그룹 이미지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었을까요?
각 기업이 설정한 인재상에 차이가 존재하고, 그 결과 선발된 임직원들의 스타일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인재상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기업의 인사담당자 중 대다수는 "역량이 좋아도 인재상에 부합하지 않으면 탈락"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www.metroseoul.co.kr/news/newsview?newscd=2018083000076
지금까지 확인한 것처럼 인재상은 채용 과정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인재상'이라는 기업의 입맛을 고려한 자소서를 식탁에 차려낼 수 있을까요? 정답은 '기획'입니다. 자소서 작성을 시작하기 전에 지원 대상 회사의 인재상에 맞춘 자기소개서 문항별 글감 배치 방안을 기획하고, 이에 맞춰서 자소서를 작성해야만 해당 기업의 '인재상'을 고르게 반영한 자소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2. 예시를 통해 알아보는 '인재상 맞춤형 자기소개서 글감 배치 기획'
실제 예시를 통해 '인재상 맞춤형 자기소개서 글감 배치 기획' 방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본 예시는 제가 첫 번째 직장에 지원했을 때 작성했던 자소서를 기반으로 한 예시로, 실제로 저는 이 방법을 통해 짧은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자소서를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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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회사 : SK주식회사 C&C (SK그룹 IT 인프라 시스템에 대한 개발/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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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 (1지망) IT컨설팅, (2지망) IT개발/운영
2) "왜 이 그룹인가?"
현실적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스펙 중에서 SK그룹과 연관된 아이템이 몇 가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싸이월드(舊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주최한 사회공헌 활동, SK플래닛(舊 SK마케팅앤컴퍼니) 컨설팅 직무 인턴 경험을 자소서 내에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러한 아이템들을 자소서에 자연스럽게 녹이기 위해 스토리라인을 설정했습니다. "SK그룹의 활동에 참여하고, 그룹 내에서 일하며 느낀 기업 문화는 윤리적 경영 의식을 기반으로 한 융화의 문화, 인턴 사원도 배려받는 상호 존중의 문화로 이러한 부분에 매력을 느껴 지원하게 되었다"는 컨셉을 도출했습니다.
3) "왜 이 계열사인가?" & "왜 이 직무인가?"
SK주식회사 C&C를 선택한 현실적인 이유는 경영학 전공자를 선발하는 계열사 중 유일하게 수도권(분당) 근무로 공고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IT컨설팅이라는 직무를 선택한 현실적인 이유는 컨설팅 관련 스펙을 살려서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직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소서에 쓸 수 있는 적절한 스토리라인이 필요했기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IT 분야에 대한 관심 + 경영학 전공 = IT컨설팅 직무의 융합형 인재"라는 컨셉을 정했습니다. 이에 맞춰 설정한 서술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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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관련 수상 내역이 있고, IT 산업 동향을 꾸준히 공부함 : IT산업군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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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관련 활동(전공 과목 수강/봉사활동/아르비아트/인턴) :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쌓음
4) 이 회사의 인재상은?
이미지 출처 : SK그룹 홈페이지 (http://www.sk.co.kr/)
제가 지원할 당시 SK 인재상은 SK 6 values 였습니다. 상기 이미지의 내용을 참조하여 SK 6 values를 두 가지 종류로 나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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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이 풍부하고, 개인적으로 자신감이 있는 항목 : Passion(열정), Love(사랑), Challenge(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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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라인을 개발해야 하는 부분 : Innovation(혁신), Accountability(책임감), Integrity(정직)
5) 자기소개서 문항별 구성안
자소서에 대한 문항별 글감 배치를 기획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앞서 정리한 내용들이 모두 골고루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왜 SK그룹인가?", "왜 C&C인가?", "왜 IT컨설팅 직무인가?"에 대한 답변 뿐만 아니라 SK 6 values의 각 항목이 적어도 한 번씩은 자소서 내에서 언급될 수 있도록 글감을 발굴/배치해야 합니다.
Q1. 자신에게 주어졌던 일 중 가장 어려웠던 경험은 무엇이었습니까? 그 일을 하게 된 이유와 그때 느꼈던 감정,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행동과 생각, 결과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십시오. (1000자 10단락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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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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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가?" : "왜 IT컨설팅 직무인가?" → 컨설팅 직무 관련 경험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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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6 values : Accountability(책임감), Integrity(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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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 소상공인 대상 마이크로파이낸스(미소금융) 지원 컨설팅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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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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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 간 갈등 발생 →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적으로 돈과 시간을 들여 팀원들 간의 대화를 주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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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함. 먼저 정직하게 마음을 열고 팀원 간의 대화를 주도함.
Q2. 이제까지 가장 강하게 소속감을 느꼈던 조직은 무엇이었으며, 그 조직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던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무엇입니까? 개인적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일과 그 때 했던 행동과 생각, 결과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십시오. (1000자 10단락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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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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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가?" : "왜 SK그룹인가?" → SK그룹 관련 사회공헌 활동 참여 경험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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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6 values : Passion(열정), Love(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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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 SK커뮤니케이션즈 주최 사회 배려 가정 고3 학생 대상 온라인 멘토링 프로그램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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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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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졸업 전 마지막 연고전 vs. 멘티를 위한 장학금 캠페인 홍보 영상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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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과 수시 전형 멘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해당 학생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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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전을 포기하고 영상 촬영에 동행하기 위해 마산으로 내려감
Q3. 자신에게 요구된 것보다 더 높은 목표를 스스로 세워 시도했던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목표 달성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이나 그 때 느꼈던 자신의 한계는 무엇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했던 행동과 생각, 결과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십시오. (1000자 10단락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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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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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6 Values : Challenge(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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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 공정무역 홍보 교내 일일 까페 행사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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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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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행사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문제 상황 파악 : 수익성이 좋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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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원인 파악 및 해결방안 수립/실천 : 공급 받은 커피 머신의 성능 불량 → 커피 공급 업체 변경
Q4. 기존과는 다른 방식을 시도하여 이전에 비해 조금이라도 개선했던 경험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그 방식을 시도했던 이유, 기존 방식과의 차이점, 진행 과정에서 했던 행동과 생각, 결과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십시오. (1000자 10단락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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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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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6 Values : Innovation(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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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 연세대학교 유통전략학회 RoAD 19대 학술부장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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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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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의 학술활동 기능 강화를 위한 커리큘럼 개편 작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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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큘럼 혁신 과정에서 모든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 가능하도록 '오픈소스 커리큘럼' 방식을 신설함
Q5. 당사 입사 후 어떤 일을 하고 싶으며, 이를 위해 본인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 왔는지 기술하십시오. (800자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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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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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가?" : "왜 SK그룹인가?" → SK마케팅앤컴퍼니 컨설팅 직무 인턴(RA)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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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가?" : "왜 C&C인가?" → IT 관련 스펙을 강조 (정보올림피아드 예선 장려상/넥슨 인턴십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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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가?" : "왜 IT컨설팅 직무인가?" → 컨설팅 직무 관련 경험을 강조 (이랜드그룹 ESI 인턴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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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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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는 스펙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습득했는지를 강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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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과 빠른 학습 능력을 모두 갖춘 인재임을 어필하기
앞서 2편에서 소개한 글감 창고를 활용해서 위와 같은 기획안을 짜기까지 소요된 시간 1시간, 도합 4800자의 자소서를 작성하는데 소요된 시간 2시간. 모두 합쳐 3시간 만에 다섯 문항으로 구성된 4800자 분량 자소서의 초안을 작성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렇다면, 자소서를 제출하기까지 걸린 시간의 총합도 3시간이었을까요? 정답은 "No"입니다. 3시간을 들여 작성한 자소서는 '초안'일 뿐이고, '첨삭'의 과정은 별도의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기본기가 탄탄한 자소서를 만들기 위한 셀프 첨삭 방법론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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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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